
일단, 사실관계는 이렇다. 김민선은 지난해 5월 "광우병이 득실거리는 소를 뼈째로 수입하다니, 차라리 청산가리를 입안에 털어 넣는 편이 오히려 낫겠다"라는 글을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렸다. 그러자 미국산 소를 수입하는 업체인 (주)에이미트에서 4200억 상당의 손해가 발생했다며 3억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사실관계는 짧지만 4200억이라는 손해가 발생했다는 주장과 김민선을 까대는 오쿠상과 드보르작씨의 발언으로 사태는 점점 복잡해져가고 있다. 오쿠상은 "연예인들의 다양한 정치적 견해를 존중하지만 동시에 막강한 영향력에 대해 자기 책임을 져야 한다"고 주장했고, 배우 정진영은 "모든 시민은 자신의 견해를 밝힐 권리가 있다. 물론 연예인도 마찬가지"라고 맞대응 했다. (진흙탕 싸움으로 만드는데에는 일가견이 있으신) 드보르작씨는 정진영과 김민선을 동시에 깠다. 드보르작씨의 말은 조금 길어서 아래에 관련 기사를 인용한다.
변 대표는 13일 김민선이 지난 5월 자신의 미니홈피에 올린 글을 두고 "미국산 쇠고기가 청산가리 정도로 위험하다는 사실적 판단에 기초한 의견 개진"이라며 "김민선은 미국산 쇠고기가 청산가리 정도로 위험하다는 사실 관계를 입증하지 못하면 허위사실 유포에 의한 명예훼손죄로 처벌받을 가능성이 매우 크다"고 말했다. 그는 "정진영이 김민선은 허위사실을 유포한 바 없다고 했는데 김민선이 무슨 글을 썼는지도 파악하지 않고 그러는 것 아니냐"고 지적했다. 그는 "김민선은 물론 정진영조차도 사회적으로 파장을 미칠 만한 자기 의견을 개진할 지적 수준은 안된다"며 "지적 수준이 안되는 자들이 인지도 하나만 믿고 자기 의견을 밝히기 시작할 때 대한민국 소통체계는 일대 혼란에 빠진다. 김민선은 지금 바로 이런 행태를 보이고 있다"고 맹비난했다.변 대표는 "(정진영의 글을 본 뒤)내가 놀란 것은 이 글에서 정진영이 김민선과 통화한 내용을 공개했는데 김민선이 '뭐 어쩌겠어요. 가만 있어야지요'라고 답했다는 것"이라며 "김민선은 인간적으로 매우 뻔뻔하다"고 비난했다.
변 대표는 특히 김민선의 과거 행적을 폭로하며 그의 이중성을 고발했다. 그는 "김민선은 인터넷에서 부정확한 정보가 유포돼 자신이 크게 피해를 입었다며 기자회견까지 자청했던 인물"이라며 "2005년 1월 연예인 X파일 사건 당시 안재욱과 함께 기자회견을 열고 '연기자로서 기본적 인권마저 박탈당했다'고 분개했었다"고 소개했다. 이어 "자기가 인터넷의 부정확한 정보로 피해를 입었을 때는 호통치고 자신의 부정확한 발언에 멀쩡한 회사들이 줄줄이 쓰러져도 '뭐 어쩌겠어요'라는 말로 조롱하고 있다"고 목소리를 높였다.('뉴데일리' 참조 http://www.newdaily.co.kr/articles/view/31862)
드보르작씨는 자극적인 표현을 자주쓰는 '특별한' 능력이 있는 것 같다. 진중권 같이 풍자적으로 글을 쓰면 자극적인 표현을 쓰더라도 그럭저럭 읽을만한데, 드보르작씨의 글은 읽으면 마라톤 풀코스를 뛴 듯한 피로감이 몰려온다.
아무튼, 김민선은 '미니홈피'에 개인적으로 글을 올린 것인데 이를 가지고 드보르작씨의 의견 같이 '허위사실 유포'까지 나아갈 것까진 없다고 생각된다. (드보르작씨는 법과는 거리가 꽤 먼 '미학'을 전공했지만 법에 상당히 투철하다. 진중권과 관련된 명예훼손 문제는 어떻게 되었는지 궁금하다.) 더불어 표현의 자유는 민주주의 기본이고, 지적 수준이 안되는 자들도 누릴 수 있는 권리이다. S대 조국 교수는 (나보다는 훨씬) 더 세련된 표현으로 표현의 자유를 옹호한다. 내용은 다음과 같다.
특히 이번 소송은 헌법상의 권리인 표현의 자유를 봉쇄하려는 의도를 갖고 있다는 점에서 황당함에 더해 위기감을 느낀다. 이명박 대통령은 ‘광우병 사태’ 당시 미국 쇠고기는 “질 좋고 값싼 고기”라고 말하며 미국산 쇠고기를 선전하였다. 필자는 이에 동의하지 않지만, 이 대통령이 그렇게 말할 표현의 자유는 있다고 생각한다. 같은 맥락에서 김민선씨는 미국산 쇠고기를 청산가리에 비유하며 맹비난할 표현의 자유가 있다. ‘청산가리’라는 표현을 문제 삼는 이도 있겠으나, 이는 그가 자신의 사적 공간에 툭툭 던져놓은 독백의 일부일 뿐이다. 연예인이라고 해서 자신의 미니홈피에 글을 올릴 때 정제되고 품격 있는 용어만을 사용해야 한단 말인가?('한겨레' 참조 http://www.hani.co.kr/arti/opinion/column/370946.html)
이와 함께, 김민선의 '청산가리' 발언이 특별이 문제가 되는 듯하다. 이번에 소송을 제기한 (주)에이미트의 회장 박창규씨는 "앞으로는 두 번 다시 청산가리 같은 극단적인 용어를 쓰는 사람은 없었으면 좋겠다"고 이야기 했으니 말이다. 청산가리가 그렇게 문제가 되는지 의심스럽다. 청산가리는 단순히 수사적인 표현에 불과하다. 상식이 있는 사람이라면 청산가리라는 표현을 썼다고 해서 특별히 미국산 소에 부정적인 감정을 가지리라 생각되지 않는다. 다만, 문제가 있다고 느끼는 것은 미국산 소를 파는 사람 뿐인 것 같다.

오마이뉴스에 올라온 에이미트 회장과의 인터뷰(http://www.ohmynews.com/NWS_Web/view/at_pg.aspx?CNTN_CD=A0001195915)는 상당히 재미있기에 글을 조금 더 이어가고자 한다.
에이미트 회장은 4200억의 손해와 관련해서 촛불집회가 김민선에게 있다는 주장을 한다. "나는 <PD수첩>과 김민선씨가 촛불집회를 만든 장본인이라고 생각한다." 하지만, 촛불집회가 김민선의 광우병 발언 전에 계획되었다는 기자의 질문에 '그러나 엄청난 사람들이 모이게 만든 분수령이 됐다는 거다'라는 대답을 해주셨다.
서두에서 이야기한 것 같이, 나는 김민선이 광우병 발언을 한지도 몰랐다.(전혀!) 그리고 그런 발언이 이런 파장을 몰고 왔다는 것을 알게 된 뒤 무척이나 놀랐다. 기자의 질문에 에이미트 회장의 답변이 급 옹색해지는 것은, 김민선의 광우병 발언에 대한 촛불집회 그리고 미국산 소고기 매출 감소가 그다지 관련 없음을 입증하는 것이 아닌가? 실증적이고 논리적인 증거가 없으니 애매한 답변을 하는 것이다. 김민선의 광우병 발언과 관련해서, 리얼미터라는 곳에서 여론조사를 이미 해둔 것이 있다. 관련 기사를 소개한다.
미국산 소고기 수입업체가 배우 김민선씨의 소고기 수입관련 발언에 대해 수억원대의 손해배상 청구를 소송해 논란이 되고 있는 가운데, 우리나라 국민 대다수는 김씨의 발언이 미국산 소고기 소비에 영향을 미치지 않았다고 응답했다. 여론조사 전문기관 리얼미터(대표: 이택수)가 이번 소송과 관련해 김민선씨의 발언이 소고기 소비에 미친 영향에 관한 의견을 조사한 결과, 김씨의 발언으로 미국산 소고기를 덜 먹게 되었다는 의견은 전체 응답자의 15.8%로 조사됐고, 절반을 넘는 53%는 소비에 영향을 받지 않았다고 밝혔으며, 김씨의 발언을 들어본 적이 없다는 의견도 31.2%에 달했다.(http://www.realmeter.net/Issue/view.asp?Table_Name=S_News5&N_Num=239&file_name=20090812111514.htm)
조사 결과 소고기를 덜먹게 되었다는 응답자는 16%가 조금 안된다. 바로 아래 단락의 내용과도 연결되는 것으로서, 의외로 20대가 미국산 소고기 소비를 줄이지 않고 4, 50대가 소고기 소비를 줄였다는 점은 주목할 만하다. "또한 연령별로는 20대가 66.1%로 김씨의 발언으로 소비를 줄이지는 않았다는 응답이 가장 많았고, 40대(56.6%), 30대(52%), 50대이상(43%) 순으로 조사됐다. 반면 김씨의 발언으로 미국산 소고기를 덜 먹게 되었다는 응답은 20대(8.7%), 30대(15.4%), 40대(16.9%), 50대이상(19.6%) 순으로 연령대가 높아질수록 증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출처는 위 리얼미터 홈페이지)
손해를 얼마나 보았느냐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상당히 흥미롭다. 에이미트 회장의 대한민국 청년들에 대한 걱정이 담겨있는 답변.
촛불집회 때문에 정부의 미국산 쇠고기 수입위생조건 고시가 연기됐다. 그 기간 장사 못한 손해, 창고료 등등 해서 업계 전체가 본 피해액이 4200억원이다. 관세를 빼면 3천억원 정도 되고, 관세를 포함하면 4200억원이다. 관세가 40%니까. 또 오래드림이라고 미국산 쇠고기 프렌차이즈가 있었는데 그것도 거의 망했다. 63개나 있던 매장이 2008년 말 현재 16개, 지금은 13개밖에 안 남았다. 젊은 애들 있는 대학가 매장은 다 문 닫았다.
또 우리가 정육점을 운영하는데, '어른들이 LA갈비 사가면 누가 먹냐'고 물어보면 손자들은 절대 안 먹는다고 한다. 왜 안 먹겠냐. 작년 <PD수첩>과 김민선씨 등 연예인 발언 때문에 안 먹는 것 같다. 한우 먹일 형편 안 되는 부모들은 애들에게 미국산 쇠고기를 먹여야 하는데 속이 터지는 거다.
촛불집회에 나왔던 열여섯 된 학생들이 15년~20년간 미국산 쇠고기 안 먹으면 단백질 부족으로 체력 저하가 일어날 것이다. 돈 있는 사람이야 한우 먹으면 되지만, 없는 사람들은 어떻게 하냐. 어떻게든 미국산 쇠고기를 젊은 층들에게 먹여야 하는데, 구매고객들이 대부분 30세 이상이다. 이러니까 장사에 차질이 있다.
굳이 쇠고기 먹지 않아도 단백질은 충분히 섭취된다. 같은 무게의 닭고기에는 쇠고기 보다 단백질이 더 많이 들어있다. 중요한 것은 닭고기가 '미국산 소고기' 보다 싸다는 점이다. 또한 피해의 직접적인 원인은 촛불집회로 인한 고시의 연기인데, 인과관계를 지나치게 확장하여 김민선에게 소송을 거는 것은 심각하게 합리성을 잃은 처사이다. 기사 중에서 에이미트 회장은 승소를 매우 확신하고 있는데, 위에서 조국 교수의 말대로 소고기 업계가 입은 피해와 김민선의 광우병 발언은 직접적인 인과관계가 없기 때문에 승소 가능성은 매우 희박하다고 할 것이다.
업계 손해가 4200억이지만 '3억원'만 손해배상 청구를 한 이유에 대해, 에이미트 회장은 '돈이 없어서 그랬다.'고 말한다. 인지대나 송달료 때문에 3억만 청구했다는데, 인지대는 소송물의 값(여기서는 3억)×0.004+55,000원으로 계산하고 이 경우, 총 125만 5천원이다. 송달료는 인지대에 비하면 매우 낮기 때문에 크게 부담이 되는 것도 아니다. 4200억의 손해를 본 업계에서, 꽤 큰 기업이 인지대가 부담이 되어서 일부청구를 했다는 것은 참으로 미묘한 일이다. 나만 그런가, 왠지 '4200억'의 손해에 신뢰가 가지 않는다.
인터뷰 말미의 '이른바 김민선 효과도 생각한 건가'라는 질문에 대한 답변은 다음과 같다.
그렇다. 말조심하라는 경고다. 이제 연예인들도 정화해야 하지 않겠나. 이런 사건을 계기로 우리가 또 한번 선진국으로 한 계단 올라가는 기회를 마련하는 거라고 생각한다. 선동적인 것, 폭력적인 것, 이런 것들을 다 순화하는 계기가 마련되기를 바란다.
'정화'라는 표현에서 이질적인 느낌이 팍팍 오지 않는가? 난 급체한 느낌이 든 것 같이 속이 불편했다. 그저 자기 마음에 들지 않는다는 이유(말조심해라!)로 정화니 순화니 하는 것으로 몰아부치는 것은 이제 지난시대의 유물이 되지 않았나? 물론 지금의 각하께서는 골동품을 꽤나 사랑하시는 것 같다. 박물관에나 가 있을 것들이 요즘에는 다시 우리 삶에 (유감스럽게도) 익숙한 것으로 다가오려 한다.
우리나라의 (이번 소송의 원고를 비롯하여 이를 옹호하는 수구들의) 비정상적, 비이성적 행태를 '정화', '순화'하는 계기로서 이번 소송이 패소하기를 진심으로 바란다.



덧글
bhoonkim 2009/08/14 00:16 # 답글
미쿡소 수입하더니 소송하는것도 미쿡식으로 하는군요... 이 소송은 이기는 것이 진짜 목적이 아닌듯합니다..유명한 이야기입니다만 오프라 윈프리가 그의 토크쇼에서 "앞으로 햄버거 안먹어야지"라고 했다가 축산업자들에게 고소를 당했죠.. 수년간의 소송기간 백만달라이상의 돈을 써서 오프라 윈프리가 이겼습니다.. 근데 축산업자의 진정한 목적은 백만불이상의 돈을 낼 자신이 없는 사람은 함부로 떠들지 말라는 거죠.. 김민선, mbc소송도 비슷한 목적이라 생각합니다.. 한국의 사법시스템은 어떤지 모르겠지만 우리네 처럼 송사에 쫓아다니며 변호사 비용이든 시간이든 쓸 수 없는 사람은 닥치고 있으라는 거죠.. 법원에서 소송을 각하해버린다면 깔끔하겠지만 뭐 그럴리는 없을거 같고 .. 슬프지요...
이영돈 2009/08/14 00:24 # 삭제 답글
오, 올리자마자 댓글을 달아주셨군요. 감사합니다 :-) (이글루는 아무래도 익숙하지 않아서, 몇번이나 편집하다 오니 댓글이 있군요 ㅎㅎ)관련 기사들을 계속 찾아보고 있는데, 읽을 수록 분노가 치밀더군요.. 아무튼 법원에서라도 광우병에 걸린 듯한 분들을 통제해주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
철학본색 2009/08/14 01:18 # 답글
드보르작의 글을 읽으면, 마라톤 풀코스를 뛴 피로감이 몰려온다는 부분에서 씨익 웃었습니다. 자꾸 우리 입에 미국산 소를 처넣어 말을 막으려 하는군요. 영돈씨, 공부가 잘 되시나요?^^
이영돈 2009/08/14 12:02 # 삭제
천성이 게을러서인지 공부는 그렇게 열심히 하진 않게 되는군요 ㅎㅎ 저녁만 되면 십자가라도 진듯이 반성하게 되지만, 다음날에는 역시 비슷한 생활 패턴이군요. :-0... 아무튼 글이라도 써서 열폭을 좀 해야 기분이 나아지는군요. ㅋㅋ
종열ㅎ) 2009/08/14 04:17 # 삭제 답글
김민선씨의 의견은 아마도 한참전에 올라온 의견인걸로 아는데, 갑자기 떠들썩 하더라구요.정진영씨가 남겨놓은 글을 어제 봤는데 또 여기에 대한 반박 의견이 있긴 있었나 봅니다.
이 사건과 관련지어서, 요즘 댓글들을 보면 자기 의견을 드러내 놓고 '이러다 나 고소당하는것 아냐?' 라는 식의 댓글들이 자주 보입니다. 다른 면 보단, 이 미쿡산 소고기 이야기 할때 많이 드러나더라구요. (간혹 연예인의 좋지 못한 사생활에두요)
예전에 모 연예인이 마약 사건과 관련해 '공인 으로서 죄송합니다.' 라는 표현을 사용했을때 모 정치인이 'x거품'을 물면서 연예인이 무슨 공인이냐는 이야기를 본 적이 있습니다.
연예인은 과연 공인인지도 의문은 의문입니다.
여하튼- 미디어법으로 국민의 눈과 귀를 막고 저작권 법으로 국민의 입을 막더니 이제 슬슬 본보기로 집단이 개인을 치기 시작 하네요. 정말 씁쓸 - 합니다.
이영돈 2009/08/14 12:12 # 삭제 답글
깜박했던 것이 있는데, 손해액 중에서 3억만 손해배상 청구하겠다는 것은 사실 승소에 자신이 없다는 의미입니다.(인터뷰에서 에이미트 회장은 승소에 자신감을 보여주고 있지만)손해액이 많은 경우에 소액만 청구하는 것을 두고, 일부청구라고 합니다. 실무에서는 이렇게 일부청구만 해서 사건에 대한 법원의 태도를 타진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손해액이 많을 수록 손해배상 청구시 인지대와 변호사 수임료가 많이 들기 때문입니다.(특히 10억 이상의 고액인 경우에는 인지대가 상당합니다.)
일부청구를 해서 패소하면 어쩔 수 없지만, 승소하면 나머지 청구를 더 할 경우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역시 승소할 수 있기 때문에 상당히 쓸모있는 방법입니다.
에이미트 회장이, 자신이 승소하면 앞으로 줄줄이 소송이 제기될 것이다고 했으나 패소할 것이 뻔한 상황이니 업계의 역적이 되실지도 모르겠군요.(대중에게 욕만 먹고, 그렇다고 승소도 못했으니..)