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어떤날::그런 날에는 저는 집에서 점심을 먹고 밖으로 나오면 주로 연습실에서 지내다가 새벽에 집으로 갑니다. 지하 연습실의 제일 구석진 곳에 있는 제 방은 습하고 삭막하고 답답하고 어둡고 가끔은 우울하게 느껴질때도 있습니다. 보통 연습실에 나오면 커피믹스를 물에 타서 마시고 몽롱한 채로 몇 분이고 앉아있다가 겨우 침침한 방에 들어서곤 했는데 요즘은 도착하자마자 방문을 열고 한껏 심호흡을 해봅니다. 언제부턴가 조그만 화분에 심어진 식물들을 하나 둘 방으로 갖다 날랐는데 며칠전에 골드레몬트리라는 허브까지 데려오고 나니까 기분탓인지~ 방안에 상쾌하고 기분좋은 공기가 가득합니다. ![]() 특히 골드 레몬트리는 연약하고 보슬보슬한 윗 부분을 돌돌이(강아지)를 쓰다듬듯이 손으로 쓸어주면 잠시동안 흔들흔들 하면서 은은한 레몬향을 전해줍니다. 잠시 잊고 있다가 흘러내린 안경을 밀어 올릴라치면 레몬트리에 닿았던 손바닥에 아직도 상큼한 향이 남아있습니다. ![]() 이 조그만 화분이 너무너무 고맙고 사랑스러워서 오래오래 같이 있고 싶어서 '허브 잘 가꾸는 법' 하고 검색을 해보았더니 허브는 햇빛과 바람 좋은 흙과 물이 아주 중요하다고 합니다. 그래서 오늘 연습실에 나오자 마자 이 화분을 들고 햇살이 가득한 연습실 밖 길가로 올라가서 분무기로 물을 주고 한 십오분 정도 같이 앉아있었습니다. 놔두고 오는 것은 너무 위험하다고 다들 말렸거든요... 길을 지나는 사람들이 대낮에 소주방 간판 아래에(저희 연습실은 원래 '아그레망'이라는 이름의 소주방이었는데 간판이 아직 그대로 붙어있어서;;) 앉아서 화분을 쳐다보고 저를 이상하게 여기며 보는것 같아서 다시 화분을 들고 내려왔습니다. 그런데 얘들이 표정이 어찌나 밝아졌는지!!! 초록빛은 더 푸르고 노란빛은 더 화사해졌습니다. 싱싱한 향기는 또 어떻구요~ 덕분에 저도 잠시 동안은 기분이 좋아졌습니다. 그렇지만 곧 그렇게 생생한 이파리들을 보니 깜깜한 내 방에 오래 두고 볼 수는 없겠구나 하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종일 곁에 두고 보고 향기 맡고 싶은데... 아쉬운 마음에 몇 번이나 생각했습니다... . . . 허브는 이따가 집에 갈때 데리고 가려고 바깥에 꺼내 두었고 잠 잘 시간이 지난 나머지 풀꽃들을 위해 큰 불을 끄고 스탠드를 켜 놓았습니다. 나중에 적당한 크기의 창이 있는 연습실이 있으면 좋겠습니다. 창가에 조그만 선반을 두고 허브랑 꽃나무들이 마음껏 햇빛도 쬐게 하고 바람도 맞게 할 수 있는 작은 방 비가 오면 빗소리도 듣고 밤이 되면 전봇대 사이로 별 하나 찾아보고 그랬으면 참 좋겠습니다... ====================================================== 함께 하는 공간인데, 제 평범한 일상을 새로 생긴 친구들과 나누고 싶어서 실례를 무릅썼네요~ 요렇게 글을 올려버리고는~;; 미안합니다 고맙습니다~ ^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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