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11차 모임 안내

1. 이번 모임은 목요일, 명덕역에서 모여야 할 것 같아요. 시간은 7시입니다. 종욱이가 나오지 못해 부득이 명덕에서 해야겠네요.
(불참예정자는 종욱이가 집안 제사로, 재선이가 학원일로 빠지는 것을 제외하고는 다 참석하신다네요. 덕수도 잠깐 얼굴 비춘답니다)

2. 이번 주는 지난 주에 못한 아리스토텔레스 정치철학과 예술철학을 끝내고 아티클 두 개를 읽을 것입니다. 지난 주 공지에 첨부된 파일을 확인하시고, 출력해서 오세요. (영주가 3부 정도만 예비로 뽑아와 주면 좋을 듯)

3. 11차모임, 12차 모임이 끝나면, '고대철학' 파트가 끝납니다.
'고대철학'을 마친 후 13차 모임에서 모임운영에 관한 '언약'(?) 몇 가지를 설정하는 모임을 갖고자 합니다. 안건은, 모임 참석과 탈퇴에 대한 규정, 모임 시간/장소에 대한 합의, 발제에 관한 합의, 공동책임/참여를 위한 구체적인 방안, 학기제 운영 등이 될 것 같아요. 거창하게 들리지만 다 별 것 아닌 것들입니다. 좀 더 안정적으로, 소모적이지 않게 모임이 되려면 조금은 철본이 체계를 잡아야 할 것 같아요. 조직이나 제도를 만들자는 것은 아닙니다. 불편하지 않게, 마음 상하지 않게 모임을 만들려는 의도에요.

사실, 제가 제 스스로도 모르게/어쩔수 없이/하는 수 없이 철학본색 대표 비슷하게 된 상황이 저로서는 '아주' 못마땅합니다. 아무래도 제가 비-체계적인 탓인 듯합니다. 그래서 모두가 함께 하는 '적극적'인 모임으로 만들어 가는데 방해가 된 것 같아요. 조금 체계가 있으면 모두가 함께 하는 모임이 될 수 있다는 기대가 있습니다. 그리고 저도 초심으로 돌아가려고 합니다. 저도 철학 '스터디'를 하러 왔지 철학을 '티칭'하고자 한 게 아닌데, 10번 정도 모이면서 제 코멘트가 도를 넘도록 많아졌던 것 같습니다.

발제자에게 각 모임을 전적으로 의지하고, 저는 자료를 꾸준히 공급하는 역할을 하는 구도가 맞다고 생각합니다. 발제자의 '책임'이 더 무거워졌지만, 모임은 더 자유로워 질 것이라는 기대를 해봅니다.

4. 이제 또 배설을 해볼까요? 어제 저는 아주 힘든 밤을 보냈습니다. 다름아니라 아래의 글 때문이지요. 제가 전에 전도사로 일하던 교회의 담임목사님이 쓰신 글입니다. 목사님은 거의 매주 주보에 칼럼을 쓰시는데, 주보작성을 맡아 일하던 제가 가장 힘들고 괴롭고 짜증나던 시간이 바로 목사님의 칼럼을 컴퓨터에 옮겨 치고 교정/열을 보던 때였습니다. 한번 읽어보시겠어요?

[***목사칼럼] 그 날의 만남 때에 안심할수있던것은!(2008.4.20)   2008-04-23 14:59:34, 조회 : 15, 추천 : 1
 

  지난 목요일 오후에 우리교회당에서 그리 멀지 않은 1단지 앞에서 잠시 차를 대기하고 사람을 기다리고 있었다. 그런데 마침 그곳을 한 젊은 부부가 손을 잡고 웃으며 지나가고 있었다. 그중에 남자는 너무나 눈에 익은 얼굴이었다. 참으로 오랜만에 만나는 사람이었다. 그러나 그 얼굴은 반갑기도한 얼굴이었지만 그렇게 기쁜 마음으로 달려가서 손을 붙잡을 감정을 가진 사람은 아니었다. 그러나 차문을 열고 달려가서 큰소리로 그 이름을 부르고 힘차게 악수를 하면서 안부를 묻고 교회건축소식을 전하고 헤어졌다. 이 작은 일을 겪으면서 마음속으로 한 가지 또 다짐하는 것이 있었다. 사람은“절대로 막말은 하지 않고 헤어져야 한다.”사실 그날 만난 그 친구는 속된말로 “싸가지없는사람”이었다. 고등학생 때에 우리교회에 출석해서 청년이 되고 결혼할 때까지 우리교회의 온갖 사랑과 관심과 기도로써 신앙적으로나 세상적으로나 성장한 사람이었다. 그의 기적 같은 성공스토리는 좋은 간증거리가 되고도 남는다. 그런데 그는 결혼을 전후해서는 의리도 은혜도 예의도 다 팽개치고 우리 교회를 휠 떠나 버린 사람이다. 그런데 많이 섭섭해 하기도 하고 의아해하기도 하는 중에 어느 날 자기도 미안했던지 전화가 걸려왔다. “때는 이때다”싶어 말을 마구 하고 싶은 충동이 있었지만 꾹 참고 인내하면서“은혜로운 권면”만 하고 전화를 끊었다. 그것이 수년전의 마지막 통화이었고 지난 목요일에 우연히 길거리에서 마주친 것이다. 만일 그 몇 년 전의 마지막 통화에서 막말이라도 했다면 그달의 만남이 얼마나 어색하고 덕스럽지 못했을 지를 생각해본다. “다시는 이 물을 먹지 않겠다고 침 뱉고 간 그 우물에 다시 찾아와서 물을 먹게 되는 것이 인생이다.”라는 말이 있듯이 우리는 언제 어떻게 삶을 마주칠지를 모른다. 그래서 우리 그리스도인은 "원수 갚는 것이 내게 있으니 너는 그저 사랑만 하라“는 그 성경의 교훈대로 살아야만 할 것이다. (강조는 제가 한 것입니다)




저도 교회를 고등학교에 나갔고, 교회에 출석해 청년이 되었고 결혼할 때도 지금 교회가 저를 얼마나 사랑해주고 관심을 가져주었는지 모릅니다. 제가 목사님이 쓰신 글의 청년처럼 세상적으로나 신앙적으로나 성공한 사람인지는 모르겠지만, 그리고 제게 기적같은 성공스토리가 있는지도 모르겠지만, 분명한 것은 저 역시, 지금에서야 저 청년 같이 '의리도 은혜도 예의도 다 팽개치고 교회를 훨 떠나려고'하고 있다는 것입니다. 

기분이 어제 밤 많이 우울했던 까닭은 이 글이 미래에서 온 편지같이 제게 느껴졌기 때문이었던 것 같아요. 그리고 귓전에 '싸가지 없는 사람'이라는 말이 귓전에 얼마나 웅웅대던지, 무섭기까지 했습니다. 그리고 제게 물었습니다. '내가 정말 의리도, 은혜도, 예의도 몰라서 이 교회를 다 팽개치고 떠나려고 하는 것인가?' 하고 말이지요. 한편으로는 맞는 말이더군요. 교회가 제게 베풀어준 사랑이 얼마나 큰지 모릅니다. 그리고 저는 문제가 많아 이제 떠나려는 그 교회에서 하나님을 알고, 사랑하는 법을 배웠는데, 이제와서 그 곳에 회의감이 생겨 떠나려니 참으로 자기모순적이라는 생각이 들어 괴롭기도 합니다.

싸가지 없는 사람.
아마 많은 사람들이 제가 이제 교회를 떠나게 되면 '싸가지 없다'고 할 것 같아요. 벌써 그런 목소리가 들리는 듯 합니다. 네, 제가 사람들한테서는 싸가지 없는지 모르지만, 하나님 앞에서 하나님 바로 섬기는 법을 배우고 싶어 교회에서 나오려고 합니다. 교회가 '기업'으로 환원되어 버려 온통 '성공'(위의 글에도 성공이라는 말이 나왔지요. 신앙의 성공, 사회적 성공.. 위의 목사님은 설교의 주제가 늘 '성공'이시지요. 신앙의 성공은 도대체 무엇일까요?) 을 좇는 곳이 한국교회가 되었습니다. '목적이 이끄는 교회'.. 저도 그것이 옳다고 생각했던 때가 있었습니다. 하지만 교회는 정말 '목적'이 이끌까요? 사람이 날 때부터 목적이 있다니요...? 성경을 솔직하게 읽고자 하는 순간부터 하나님의 교회는 '목적'이 이끄는 것이 아니라 하나님 자신이 은밀한 중에 이끄심이 나타나더군요. 
하나님 앞에 싸가지 없지 않아야겠지요? 하나님 신경 쓰고 살기도 힘든데, 사람까지 신경쓰고 살려니 쉽지 않습니다. 저는 교회를, 이웃을, 사람을 헌금으로, 성공으로 환원하지 않는 교회로 갈까 합니다. 무슨 음악 콩쿨 1등했다고 교회 주보에 광고하고, 아내행복교실인가 뭔가를 하면서 남편 없는 아내를 기죽이는 그런 교회가 아니라 고아와 과부가 큰 소리치고 모두가 원으로 둘러 앉아 서로의 절대적 필요를 느끼는 교회를 다니고 싶어요. 저는 그것이 인간들의 희망이 아닌 하나님의 희망이라는 것을 신앙합니다.

목사님이 청년에게 '원수' 운운하면서 쓴 마지막 문장에서 아연실색했습니다. 무슨 사정으로, 어떻게 떠났는지 모를 청년에게 '원수'를 운운하며 갚는 것을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니요. 참.. 기가 막힙니다. 하나님은 목사님 대신 원수 갚아줄 만큼 한가한 분이 아니라는 것도 제 신앙입니다. 영주의 말대로, 목사님은 목사님의 사역을 하지 하나님의 사역을 하지 않으신 탓이겠지요? 영주의 지적은 이 목사님 뿐 아니라 이 땅의 수많은 사역자들에게 해당될만한 중요한 통찰 같아요. 

(목사님은 글에서 은혜로운 권면만 했다, 막말만은 하지 않아야 한다, 원수 갚는 건 하나님께 맡겨야 한다고 하지만 저 청년이 싸가지 없다는 것을 사실 은연중에 계속 강조하시고 있습니다. 막말은 나쁘지 않아요. 하지만 막말을 들을 수 없는/듣고 싶어하지 않는 사람이 누군가에게 막말을 해서는 안되지요. 목사님은 이미 막말을 하셨고, 자신은 막말을 듣고 싶어하지 않으십니다. 이것이 말로 unfair하지요. 교회 건축 후 목사님은 예전에 나오다 교회를 떠난 일체의 성도들에게 연락하셔서 건축헌금에 참여해달라고 하셨습니다. 다급한 사정 이해되지만 저는 인간대인간으로 그건 아니라고 봅니다. 이 청년이 특별한 것은 없습니다. 한떄 80명에 다다르던 청년들이 어느시점에 일거에 떠나 현재는 20~30명만 모이고 있습니다)

그럼에도 저는 '싸가지 없는 사람'이라는 말을 듣는 것이 두렵고, 제도권 교회에서 이탈해 높은 벽 앞에서 신앙 생활을 해야 할 저와 제 동료들의 미래가 두렵습니다. 정말 두려워 해야 하는 것은 벽이 아니라 제 자신일텐데 말이지요. 저는 아직 제 자신이 두렵기 보다 비난과 오해가 두렵습니다. 그래서 함께 갈 사람들이 필요한 것이겠지요. 생각보다 빨리 떠나오게 되어 아쉽습니다. 교회에서 좀 더 암덩어리 역할을 해야 하는데, 너무 쉽게 공동체-이탈을 도모한 것이 아닌가 모르겠습니다. 조금 숨통 트면 다시 돌아갈 수도 있겠지요. 자정능력을 잃어버린, 권력과 돈 맛을 알아버린, 성도가 아니라 헌금이 중요한, 하나님 보다 목사가 소중한 한국교회에서 외부의 '대안'이든, 내부의 '암세포'이든... 또 할일이 있고, 역할이 있을 것 같습니다. 여러분, 저를 좀 도와주시고, 힘도 좀 주세요. 그리고 혼도 내주시고, 격려도 해주세요. 목이 말라서 이 교회를 떠나게 됨을 말이지요. 

결코 지금, 웃고 있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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by 철학본색 | 2008/04/30 00:18 | 알림 | 트랙백 | 덧글(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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Commented by 미란 at 2008/04/30 02:00
목사님의 마지막말은 은연중에 그 청년이 나쁘다.. 라고 하는 걸 내비치는 듯 하네요.

타자를 판단하지 않는 것, 나쁘다, 착하다를 판단하지 말고 , (그 전모임에서 영민햄이 말했던.)
타자에 대한 무한한 환대는 불가능한 것일까요....

사실 원수를 갚을지,말지도 주님이 결정하는 것이겠지요.
영민햄말대로 그 청년이 어떤 사정이 있었을지도 모르는데 판단을 하고 있잖아요.
이런 이야기도 떠오르네요.

어느 지하철에서 아이들과 그 아이의 아버지로 보이는 사람이 있는데
아이들이 너무나도 시끄럽게 떠드는 겁니다
그래서 주위에 있던 사람이 한마디 했죠, 아이들 교육을 어떻게 시키느냐며.

그런데 그 아이 아버지가 하는 말은
아 아이의 엄마가 갑자기 사고로 죽어서 지금 정신이 없다. 그리고 아이들은 이 상황을 인식하고 있지 못하다.
갑자기 아내를 잃은 남편의 상황을 알고 나서야 이해가 되는 상황입니다.

전 이야기를 듣고나서 어떤 사람에 대해 함부로 판단하지 말자, 생각했었는데
물론 실제로 그렇지 못한 경우가 더 많지만..^^;



마찬가지로, 그 청년이 어떤 사정으로 교회를 떠났는지도 모르는데
주님이 어넨가 원수갚아주기를 바라는 마음(제겐 그렇게 보이네요..^^;) 참 슬픕니다.



주절주절.,.^^:
늦은밤에 싸가지 없는 미란이었어요~


Commented by 문현주 at 2008/04/30 20:46
정말그러네요.. 같이 책을 읽고 생각을 나누어 보자는 취지였는데 어쩌다 보니 영민님께 너무 기대고만 있었던것 같아요... 준비도 별로 안하고...
사과나 위로 받으시려고 쓰신 글이 아닌 줄 알지만, 죄송해요~ ^-^;; ㅠ.ㅠ

저도 초심으로 돌아갈래요... 너무 받기만 한것 같네요 철학본색에서!

몇 년씩 교회를 다녔지만, '믿음의 질'에 대한 열등감과 부족한 성경 지식에 대한 부끄러움 같은 쓰잘데기 없는 것들로 에너지 소비하면서 반주하러 다닌 4년을 빼면 2008년 1월 첫 주부터 나갔던 새 교회에 대한 기대가 컸어요... 광고 시간에 의아한 말을 들었을때도 아 요즘은 원래 그런가보다 하려고 노력했고 이번에는, 반주자라는 사람이 예배에 어떤 모습으로 임해야 하는지, 대표로 찬양을 드리는 사람은 어떤 기도를 해야하는지,, 준비된 사람으로 하나님 앞에 서야지 하고 나름의 설레이는 계획도 세웠답니다...

내일 만나요~ 서로 도와주고 힘도 주고 혼도 내주고 격려도 해 주죠 우리..
Commented by 종열 at 2008/04/30 22:57
음.. 저도 현주누님 말씀과 똑같은 말 하고 싶어요...
이곳에서 받은게 너무 많다고 여기저기 떠벌리고 다녔지만 정작 저는 얼마나 줬나 하는 생각이 듭니다.
명덕에서 모인다는건 시애틀에서 모인다는 말씀이시지요?

초등학교 시절 부터 전혀 납득할수 없는 논리로 학교앞에서 사탕을 뿌리며 교회오면 문화상품권 준다니, 치킨 준다니 유혹하던 교회에 대해 늘 불만을 가졌고, 신이란 존재가 만든 인간을 자신을 믿고 따르지 않는다는 이유로 지옥에 보낸다는것을 이해하지 못해 고등학교 2학년 때까지 기독교에 대한 안좋은 인식이 많았어요. 맹목적이고, 다름을 인정하지 않는 종교. 그러면서 같은 신을 모시면서도다른 교리를 펴는 부분에 대해선 이단이니, 사이비니 (하나님의 교회나 비슷한 부분... 그쪽 부분에 대해선 잘 모릅니다만, 천주교, 유대교를 향해서도 사이비라고 했던점..) 욕을 하고, 지난 월드컵에 하나님은 우리편이라서 우리가 이길줄 알다. 는 신자의 말에 기자가 그 나라에도 하나님을 믿는 사람이 있을텐데.. 라고 묻자 '우리하나님이 더 강해서 이긴거다.' 라고 말하고.... 임진 왜란에서 크리스챤인 고니시 장군을 죽였다는 명목으로 이순신 장군을 매도하고....

언제 부턴가 매사에 감사할 줄 알고, 종교적 신념을 따르기 위해 스스로를 제어하는 기독교 친구들의 모습이 보이기 시작하면서 기독교에대해 좋은 인상을 갖게 되었습니다만.. 교회에 대한 인상은 바뀌지 않네요...
교회의 '교'자도 모르는 주제에 주제 넘은 말 해서 죄송합니다. 기분 나쁘셨다면 사과드릴게요.

순수한 예수의 진리와 이상을 지나치게 우리 입맛대로 요리하는 경향이 보여 안타까워요.

위 의 배설물(?ㅎㅎㅎ)을 보니 어쩌면 목사니 장로니 당 교회에서 한자리 하시는 분들보다 순수한 그의 진리를 따라가고싶어하는 형님이나, 매사 감사 기도하고, 스스로를 제어하려 노력하는 친구들이 더... 그와 가깝다는 생각을 새삼 해 봅니다.

Commented by 권영주 at 2008/04/30 23:47
저도 저 글을 경*교회 홈피에서 읽고 영민햄과 애기 하면서 생각했습니다.
저도 교회에서 은혜를 많이 받았다고 생각하니까요.

그런데 저는 이런 생각이 들었습니다.
그 청년도, 나도, 영민햄도, 그리고 그 누군가도 정말 도움이 필요할때
마치 강도 만난 사람과 같은 상태에서 교회를 만났었고, 하나님을 만났었습니다.
그런데 우리가 만난 그 사마리아인은 성경에 나오는 그 선한 사마리아 인은 아니었나보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물론 다 그렇지는 않았겠지만..
저는 항상 선한 사마리아 인을 생각하면서 나 같으면
"강도 만나 그 사람이 깨어나는 것을 보고 내가 구해준 거 알게 해주고 가고 싶어'
하는 생각을 했을 거 같은데. 그 사람은 정말 선했는 모양이다. 이름도 한자 안 남겨 놓고
치료비까지 다 지불하고 "고맙다"는 인사 조차 바라지 않은 걸 보며 참 대단하다고 느꼈었습니다.

누구를 위해 기도하였고, 누구를 위해 도운 것인가 생각해봅니다.
오로지 하나님의 기쁨을 위해서는 아니었나봅니다.
제가 믿기로는 그 강도 만난 사람은 아마 평생 그 선한 사마리아인을 잊지 않았을 것이고
또 자신도 그렇게 누군가를 돕고자 하였을 거 같거든요.


그렇게 되는 것이 참 힘들고,
나도 뭔가 베풀 때 돌려 받을 것을 너무 계산하고 고민하지만...
정말 선한 사마리아 인처럼 살수 있었으면 좋겠습니다.
Commented by 권영주 at 2008/04/30 23:50
아! 그리고 발제문은 여분 제가 반드시 챙겨 가겠습니다!!ㅎㅎ
Commented by 철학본색 at 2008/04/30 23:56
미란) 미란아, 어쩌면 나한테 타자는 목사님이겠구나 하고 생각을 해오고 있었단다. 전적인 환대를 해야 할 이는 어쩌면 목사님이겠구나 하고 생각을 했지만 그게 쉽지가 않다는 생각을 해. 모든 판단을 그치고 세상을 살아갈 수가 있을까. 그렇다면 증오도 불가능하고, 사랑도 불가능하지 않을까 싶기도 하고.. 참 힘들다야. 예수가 바리새인을 타자로 전적으로 환대한 것은 아님에 감사하다. 그들에게 필요한 것은 환대보다는 채찍질이었겠지..ㅋ 지난 주 모임에 참석하려고 특강 시간도 옮겼다는 이야기를 들었는데, 못하게 되서 미안해. 널리 양해 해주~

현주님) 다 제 불찰이지요. 같이 생각해서 본색을 inter-active 하게 만들어 가요. 교회 이야기는 내일 만나서 좀 같이 해보아요~ㅋㅋ

종열) 저 글만 보면 이 목사님이 아주 안좋은 분처럼 비춰질 수도 있지만, 청렴하고 깨끗하신 분이시란다. 다만 관계 맺는 것이 서툴고, 신앙과 신학에 대해서 다소 독단적이신 부분이 좀 힘들게 하지.. 나이브하게 교회에 대해서 하는 '욕'과 '비판'은 나 역시 열이 쉽게 받는 부분이야. 지금 한국교회가 문제가 많지만, 순진한 기독교인들의 소박한 믿음을 꼭 나쁘다고 할 수는 없지 않을까 하는 생각도 들어. 그래서 한국교회에서 비판 받아야 할 사람들은 일반의 신도라기 보다는 종교지도자들이지.. 고니시 장군을 죽인 이순신 장군을 매도하는 주장을 하는 사람들의 믿음은 '소박하고', 그런 신념을 갖게 한 '종교지도자들'의 가르침이 '저열하고', '유치한 것'이라고 생각해. 아이들은 이단이니 사이비니 이전에 목사님을 전적으로 믿고 거의 아버지처럼 따르니까.. 한국교회가 나쁜 것은 한국 교회 지도자들이 저열하기 때문이 아니겠니..
나도 마찬가지야. 내가 복음의 진리에 얼마나 온전히 헌신하는가.. 물으면 부끄럽기 짝이 없단다.
(물론 애당초 '순수한' 복음/진리의 영역이라는 것이 있다는 발상 자체가 하나의 역설에 불과한 것이지만 말이야)

영주) 영주글이 마음에 와닿는다. 사마리아인 비유를 저렇게 풀수도 있구나. 예전에 용준이에게 써준 글인데.. 좀 맥락은 다르지만 같이 생각할만한 글인 것 같아서 여기에 옮겨 놓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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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도 맞은 친구의 전화를 받고 >

친구는 굶어죽는 사람들 앞에서, 그들을 그대로 내버려둘수는 없다고 절규했다. 그들을 구해야겠다고 했다.

놀라운 것은, 친구는 그것이 옳은 일인가 하고 내게 물어왔다.
그렇게 하는 것이 제대로 삶을 살아내는 것이 확실한지 물었다.
/맞아?/라고 묻는 그 친구에게 나는 /맞아/라고 말해주었다.

너무나도 명백한-누군가에는 아니라는 것이 놀라운 일이지만-
'죽어가는 자를 구해야 한다'는 윤리적 결단을 '옳은 일인가'라고
묻게 한 것의 진원지는 어디인가. 친구와 나는 왜 이러한 물음이
정말 옳은가 하고 되뇌어보아야 할 세계에 있게 되었나.

친구는 목이 메인 채, 예수와 같이 고아와 과부의 친구가 되어야
하겠다는 신앙고백-이것은 예수가 그리스도라는 고백보다도 더 급진적이고 진실하게 여겨지는데-을 자기 암시처럼 되뇌였다.
그리고 예수의 재림을 목말라 했는데, 나는 그의 재림신앙이
내가 여태껏 본 어떤 누구의 텅빈 '아멘 주 예수여 다시 오소서'라는
간구보다 내용있는 기도로 들렸다.

나는 전화가 온
내 친구가 마치 강도만난 어떤 이와 같이 여겨졌다.
이 친구는 정규직이 아니고, 괜찮은 경제력도 없는 어떤 사람인데 예루살렘으로 가는 깊은 산길-친구에게는 참살이를 위한 좁은 길-에서 자신의 이익만을 위해 남이야 어찌 되든 말든 상관 없다는 강도에게 두들겨 맞아 마치 피를 흘리고 쓰러진듯 내게 전화를 걸어와
'내가 틀린 것이 아니라고'
'예루살렘 성전으로 가기로 한 것은 잘못된 선택이 아니었다고'
'사람답게 사는 것은 공상에서만 가능한 것이 아니라고'
말해달라고 간청했다.

나는 사마리아인이 죽어가는 어떤 이를 구했음을 기억한다.
내가 내 친구에게 사마리아인이 될 수 있을지는 모르지만 우리는 강도 만난 어떤 친구라도 그냥 지나치지 않을 것이다. 훔씬 두들겨 맞은 채 '옳은 것에 대한 인지'를 박탈당한 친구이든, 강도들에게 전 재산을 다 빼앗긴 친구이든 그저 지나칠 수는 없다.

'너도 이와 같이 하라'라는 예수의 말이 오늘따라 유독
내 귀에 크게 들린다. 친구는 오늘 이 계시를 받은 것이다.
왜냐하면 사람이 죽어가고 있기-
때문이다.

아직 사람인 내 친구를 사랑한다.
Commented by 미란 at 2008/05/01 02:33
맞아요 영민햄 저도 저 글을 쓰면서 생각했죠.
그렇지만 증오가 치밀땐(! 격한표현..ㅎㅎ) 어쩔 수 없구나.라고
요즘 쇠고기 수입, 의료보험민영화 등등을 생각하면 어떻게 미국이라는 타자를,
우리나라의 지도부라는 타자를 환대할 수 있을까요.아하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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