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지> 모임 취소 공지 - 철본에 대한 열정 by 철학본색

철본에 대한 열정은 여름 무더위와는 반비례인가 봅니다.
그동안 2주를 내리 쉰적은 없었던 듯한데 7월 들어서 훌쩍 지나쳐 버리게 되네요.

이번 주에는 저희 집에 여러분들을 초대해서 모임도 하고, 차나 커피도 한잔 홀짝 거리며 분위기를 내보려고 했는데 많은 분들이 바쁘신 관계로 또 한번 쉬어야 할 것 같습니다. 조금 아쉽지만, 저는 다음 주에 두번을 하면 어떨까 하기도 합니다. 월요일, 금요일..두번을 말이죠. 아무튼 아쉽기 짝이 없습니다.

두 주 전 모임에서 '철학본색'이라는 모임에 대해서 생각하는 시간을 가졌더랬습니다. 모임의 방향, 모임의 구성 등을 좀 이야기했었는데 되도록 모든 분들이 모여 생각을 공유하는 시간을 가졌으면 합니다. 단순히 '철학'을 공부하는 모임을 넘어서 '교양'일반을 고민하고 지역에 괜찮은 지성 공동체로, 더 걸죽하고 끈끈한 만남이 있는 공간으로 만들자는 이야기들이 있었습니다. 작은 크기의 공동체인만큼 기대보다 더 많은 감정 싸움과 충돌이 있음에도 그것이 서로를 더 깊이 이해하고 알게 되는 과정이라고 '믿기에' 이 소중한 모임을 쉽게 버리거나 깰 수 없다는 이야기들이 오고 갔었지요. 절대적으로 공감하면서도, 또 한편으로는 전적으로 이제 그만두고 싶다는 생각도 하게 되는 이중적 대결이 여전히 제 안에 있음이 솔직한 심정입니다. 그저 지금은 모두들 조금 지쳤다고 다시 '믿고' 이제 또 힘을 내야겠지요? 허허.

아무튼 이번 공지는 이번 모임이 5명 정도 밖에 모이지 못할 것 같아 취소되었다는 것입니다.
저/영주/은희/종욱/종열이 참석 가능하다고 연락이 왔는데 조금 늦게 모이는 것도 부담이 되고 해서 요번에 한번 더 쉬도록 하겠습니다. 여름방학이라 생각하시고 편히 쉬세요.

지난 주 '신의 길 인간의 길'은 보셨나요? 3부도 다큐멘터리에도 유비/상징과 같은 수사가 가능하다는 것을 보여준 역작이었다고 저는 평가하고 싶습니다. 비누아트 공화국의 타나에서 믿고 있는 존 프럼 신앙과 기독교의 예수 신앙은 얼마나 잇닿아 있는 걸까요?
4부 역시 흥미롭습니다. 특히 처음 3분은 눈뜨고 보기 힘들정도로 부끄럽고 우스꽝스러운 장면이 나와요. 한기총 대표라는 엄신형 목사라는 사람이 나와 'SBS는 이제 기독교인을 위한 방송을 해달라'는 웃찾사에나 나올 듯한 말을 하고, 방송은 비웃기라도 하듯이 이 땅의 종교가 가진 허위성과 기만을 폭로하기 시작합니다. 한국 기독교의 희망에 대해서 다시 한번 깊이 회의하게 되는 저도 회개해야겠지요? 아래는 한기총 회장이라는 사람이 방송 시작 전에 나와 한 말을 제가 녹취해봤습니다. 박명수처럼 버벅대는 목사님의 말이 저는 왜 이토록 늠사스럽고 얼굴이 화끈거리는지요? 사진 몇 장도 올려봅니다.

저는 한국기독교 총연합회 대표회장 엄신형 목사입니다. 지난 6월 29일부터 총3부작으로 방영된 것과 오늘 4부작 ‘신의 길 인간의 길’ 프로그램 중에서 극소수의 이단 주장에 의거하야 기독교인이 믿는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하야 허구와 전설, 신화 등으로 폄하한 부분이 있습니다. 이에 대하야 10만 성직자들과 1200만 성도들은 이 프로그램에 대하야 심히 큰 충격을 금할 수가 없습니다. 이것을 전달하고 하나님과 예수님에 대하야 확실하게 알려드리기 위해서 나왔습니다. 예수님은 하나님의 성령으로 잉태하사 동정녀 마리아에게 나시고 십자가에 못박혀 죽으셨다가 삼일만에 부활하셨으므로 하늘로 승천하시어 만백성의 영혼을 구원하시는 살아계신 하나님이십니다. 이것이 바로 2000년 동안 수없이 많은 사람들에게서 확인된 사실이며 진리이며 지구상에 있는 3억 인류가 예수를 구주로 믿고 있는 신앙입니다. 우리는 예수님을 영원토록 살아, 살아서 역사하시는 하나님으로 믿고 그를 섬기고 증거하고 있습니다. 이 방송을 시청하시는 시청자들은 오해가 없으시길 바랍니다. 우리 기독교인들은 더 확고한 신앙으로 교회와 나라와 민족과 세계 평화를 위하여 계속 기도해주시길 바라며SBS는 기독교인들에게 유익이 되어 지는 방송을 해주시기를 바랍니다. 감사합니다.

여러분은 어떤 생각이 드시는지요? 다큐는 처음부터 끝까지 '존재론', 곧 이것 아니면 저것이라는 구획 짓기에 대해서 비판하고 있습니다. 세상에 그런 식으로 구획짓기가 가능한 것이 별로 없다는 거지요. 그러나 이런 방송에도 불구하고 한국 기독교는 반성하기 보다 더욱 확고한 신앙으로 교회와 나라와 민족과 세계 평화를 위해 힘쓰겠다고 하니 저는 그저 말리고 싶을 뿐입니다.


저는 요즘 서경식 선생님의 둘째 형으로 알려진 서준식 선생님의 <옥중서한>을 읽고 있습니다. 거의 성경에 버금가는 분량의 책이라 매일 조금씩 읽는다는 생각으로 읽어나갑니다. 읽기가 만만치가 않은 것은 분량 때문만은 아닙니다. <옥중서한>은 교도소의 서한 분량을 제한하는 규정으로 인해 문장이 대단히 촘촘하고 함축적인 글로 적혀 있기에 행간을 읽고자 한다면 테크니컬한 독서를 요구하는 어려운 책입니다. 1971년에 7년형을 선고받고 옥중 생활을 시작한 서준식 선생은 만기 후에도 사상범이라는 이유로 보호 감호소에서 무려 10년을 더 복역하게 됩니다. 그 곳에서 그는 주로 민족/종교/자생/전향이라는 모티프로 편지를 쓰고 있습니다. 특히 종교인인 저로서 서준식 선생이 읽어내는 기독교/창가학회/불교 등에 대한 이해는 놀랍고 경탄할 수밖에 없습니다. 그가 독서를 도락이 아니라 사명이라고 하는 말을 가슴 깊이 이해한다면 그의 놀라운 통찰력은 어쩌면 당연하다고 할 수 있겠지요.
이 글을 읽으면서 저는 제가 군에 서 쓴 편지와 일기, 메모가 떠올랐습니다. 지금 읽어보면 유치하기 짝이 없지만 후일 누군가 그 글을 찾아 읽고 나면 특정한 모티프를 발견하고 제 정신에 대해서 생각하게 될까요? 아무튼 저는 이 책을 여러분들도 함께 읽어봤으면 하는 마음이 간절합니다. 서경식 선생님은 제게 이 책을 '마음으로, 찬찬히 읽어달라'고 부탁하시면서 이 두꺼운 책을 선물로 주셨는데, 책을 고작 100페이지 남짓 읽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렇게 부탁하신 이유를 조금은 알 듯 합니다.

오프라인 모임이 좀 쉬었지만 온라인은 조금 시끌벅적하게 만들어 봅시다. 최근에 제가 쓴 다소 어두운 글탓인지, 더운 날씨 탓인지 우리 블로그가 너무 가라앉아 있네요. 각자 읽고 있는 책이나, 보고 있는 TV나, 괜찮게 본 영화나, 지리하게 만난 전시회라도, 들어주기 힘들만큼 괴롭게 하는 음악회였다 할지라도 후기나 뒷담화를 이 곳에 한번 싸질러 주세요. 서로의 똥색깔을 봐야 서로의 건강을 알 수 있지 않을까요?

더운 날, 더운 날, 찜통 같은 나날.
부디 모두 건강하시길 바래요.


덧글

  • 미란 2008/07/17 23:41 # 삭제 답글

    요즘 저는 시골에서 대부분의 시간을 보내고 있어요.
    수업이 있는 수요일에야 대구로 나오고 나머지시간들은 일이 없으면
    죄다 시골에 있답니다.. 자꾸 참석 못해서 죄송하네요.
    많은이들과 떨어져있을 2년이라는 시간.
    특히 부모님과 떨어져있을 2년이라는 시간에 대한 두려움이 피부로 느껴지는 듯 합니다.
    "하이고- 나는 2년이라고 하니 까마득하다' 라는 한숨섞인 어머니의 말을 듣고 나니 더 그러네요.
    전 초등학교 5학년때부터 부모님과 떨어져 살아서 이런 것 쯔음 어렵지 않게
    이겨 낼 수 있을거라 생각했는데.. 그것과는 또 다른 기분이예요.

    지난주엔 신체검사를 받으러 서울에도 다녀왔답니다..


    다들 더운날씨 힘내세요.
  • 이종수 2008/07/18 21:14 # 삭제 답글

    혼자 서울특파원이고 싶은 영민스친구 종수입니다.
    7월말, 8월초 모임일정 함 말해주시면, 참여의사가 있습니다...휴가를 좀 맞춰서 내려가보려구요^^
    만난것도 인연인데, 모임에도 참석함해보고...서울특파원 인정함받고^^!

    아직 변변치 않게 인사만 드리는건, 제가 낯선 이방인이기에^^;;
  • 이은희 2008/07/19 12:39 # 삭제 답글

    -미란미란..보고 싶지만, 가족들이랑 또 얼마나 애틋할지..목요일날 올 수 있다고 해서 좋았는데..다음에도 시간 맞추어봐잉..미란소 보고 싶소~

    -서울 특파원 ~은 당근 활동 열심히 하고 계시죠? 우리 엠티도 함께 한 사이인데..당근 특파원이지..^^공지 주시해 주세요~

    우리집도 한번 왕림하셔야지~~모임오세요~ㅋ대~환영!
  • 영주 2008/07/20 22:22 # 삭제 답글

    미란이네 놀러가요~
    미란이네 8월에는 복숭아도 열린다네요~
    군위 멀지 않으니 함께 평일날 놀러가요~ㅎㅎ

    종수행님도~^-^ㅋㅋ
  • 이종수 2008/07/25 00:39 # 삭제 답글

    저 휴가계획이 8월2일부터 7일까진데요...잡혔어요...그때가되면 좋으련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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